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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일상

가정용 육절기로 모든 고기를 썰어주지

by 리얼독일 2021. 4. 16.

독일에 와서 불편했던 점

고기를 다 통으로 팔아서 얇은 고기를 먹고 싶으면 직접 얼려서 썰어먹어야 한다.

아주 가아아아끔 친절한 직원분들은 고기를 얇게 썰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시지만 보통은 얄짤없이 안된다는 차가운 답변만이..

나도 야들야들 얇은 불고기랑 샤브샤브 먹고 싶단 말이오~~

그렇게 눈치 보며 직원분께 물어보고 안된다고 하면 집에 와서 냉동실에 고기를 얼려 둘이 열심히 썰었었다.

(고기를 얼렸다 썰면 훨씬 잘 썰어지쥬~ 안 그럼 뭉개지고 난리도 아녀라)

다른 한국인들은 보니 기계를 사서 썰던데 우리는 가만히 생각해보고 에이 뭐하러 기계를 비싸게 사냐 일단은 손으로 잘 썰어보자.

그러던 중!! 작년 알디(Aldi)에서 세일하는 가정용 슬라이서 기계를 보고 우리는 바로 집으로 모셔왔다.

정가로는 109유로 정도인데 아마 69유로쯤 주고 샀던 것 같다.

독일어로는 Allesschneider (알레스슈나이더) 말 그대로 모든 걸 다 썰어주는 기계!

ritter solida 4 가정용 슬라이서

전기코드를 연결하고 침착하게 쓱쓱 앞뒤로 밀어주면 모든 것이 얇게 썰린다!

보통 여기 사람들은 빵을 자르는 용도로 많이 쓰는데(빵도 각 잡고 정확한 두께로 써는 독일인들 Alles in Ordnung! - 모든 것은 질서 있게) 우리는 고기를 썬다 이거야!

소고기를 썰어봅시다

이렇게 냉동실에 얼려 살짝 녹인 고기를 침착하게 톱날과 손잡이 사이의 공간에 잘 끼우고. (집중 안 하면 손꾸락 날아가는 수가..)

효자템 육절기

저 숫자가 적힌 부분을 돌려 원하는 mm로 설정한 뒤 (불고기용으로는 3mm로 자릅니다 츄르릅)

위에 버튼을 누르면 무시무시한 톱날이 돌아갑니다 윙윙

그럼 숨을 고르고 손잡이를 잘 붙들고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고기를 썰어줍니다. 그럼 썰린 고기는 밑의 저 플라스틱 쟁반에 톡 떨어집니다.

저희는 항상 둘이 2인 1조로 함께 하는데요 요하네스가 썰면 저는 고기로 쟁반이 꽉 차지 않게 꺼내서 따로 담습니다.

엄청난 팀워크를 요하는 일이랄까요.

자꾸 저 톱날에 손가락이 낑기는 상상을 하게 되어서 장난 따위는 넣어두고 아주 진지하게 고기를 썹니다.

다양한 두께로 썰은 고기

맨 위가 3mm로 썰은 불고기용, 그 아래는 6mm 떡국 국거리용, 맨 아래는 13mm로 썰은 스테이크용입니다.

잘 썰어서 포장해 냉동실로 들여보냅니다. 그때그때 필요할 때 꺼내서 쓰면 아주 편리하고 좋아요.

얇게 잘 썰린 미래의 불고기

이걸 산 후로 생활이 정말 윤택해졌어요. 마트에서 저 직원분이 기분이 좋을지 안 좋을지, 어떤 직원분이 더 친절할지 고기를 잘라주실지 고민하는 시간이 싹 사라지고 집에서 뚝딱 맛있는 고기를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하핳

소불고기 양념에 재워놓으면 그만큼 맛있는 반찬이 또 따로 없죠! 야들야들한 고기와 감칠맛 나는 양념에 밥 쓱쓱 비벼서 김치 하나 올려 입 안으로 쏙 넣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

소고기 넣은 떡국은 또 어떻구요. 하 저녁 먹었는데 또 배고프네요. 먹으려고 사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저 스테이크용으로 썰은 고기에 소금 후추 촵촵 뿌려서 굽고 감자튀김 튀겨서 독일식으로 건강하지 않게 맛있게 먹어보았답니다. 감튀에 케찹 찍어서 먹으면 헤븐~

먹는 이야기 하면 또 끝이 없죠?

 

독일에 사시는 분들은 세일하는걸 잘 눈여겨보셨다가 육절기 겟 하시면 평생 잘 쓸 최애템이 될 것입니다!!

장담합니다!

한국 정육점 만만세를 외치며 오늘의 글은 마무리할게요~!

한국 가는 그날까지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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